1. Twitter와 FriendFeed 이야기 (2008.8.27)
  2. 스코블은 블로그로 돌아올 것인가? (2008.12.25)
  3. Facebook과 소셜 검색(2009.8.11)

국내에서는 잘 모르시겠지만 해외에서는 Twitter라는 ‘소셜 메시징’ 서비스가 매우 인기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마이크로 블로그’라고 알려진 Playtalk이나 Me2day의 원조 서비스로 잘알려져 있습니다만 제가 ‘소셜 메시징’이라고 한데는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저는 웹 2.0을 초고속 인터넷망으로 인해 사람들이 인터넷에 직접 참여하면서 나온 문화적 결과라고 해석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나라에서 나타난 (인터넷) 문화 현상이 해외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죠. 마이스페이스나 페이스북은 아이러브스쿨이나 싸이월드와 같은 동인(動因)으로 생각하고 있구요. 블로그 확산 현상도 오마이뉴스 같은 개인 참여 미디어의 결과입니다.

그럼 Twitter는 무엇일까요? 블로그의 아류는 아니고 이게 어떻게 진화할지 꽤 궁금했는데요. 결과적으로 실시간 메시징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봅니다. 솔직히 우리 나라도 SMS와 메신저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이메일 사용량이 급격하게 낮아졌고, 이제 커뮤니케이션 가속 시대에 접어드는 문화적 변화가 있었습니다. 메신저나 SMS에 답이 안오면 “씹는다”라는 말이 생겼으니 삶이 더 각박해졌죠.

소셜 메시징 플랫폼의 한계
사람들은 이메일이 아니라 Twitter를 열어 놓고 서로 리플놀이를 하면서 연락을 주고 받고 있습니다. 물론 메신저를 사용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만, 웹 접속 접근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솔직히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하는 번거러움이 있는 폐쇄된 버디 네트웍을 쓰는 것보다 웹 기반 서비스를 더 선호하고 있습니다.

근데 Twitter를 메시징 플랫폼으로 쓰기 시작하면서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즉, 전 세계 사람들이 함께 토론하면 어떻게 될까? 라는 딜레마에 빠진 것이죠. 웹 서비스에 메시징이 결합하면 그 트래픽은 상상도 못할 정도의 데이터 처리 능력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전혀 겪어 보지 못한 문제입니다.

올해 3월에 Techcrunch가 잠정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가입자는 수백 만명이고, 매주 20만명 이상이 한 개이상 메시지를 올리고 있으며, 하루에 300만개의 메시지가 왔다갔다 한다고 합니다.

솔직히 이런 폭주 현상은 스타트업 서비스로서 깜짝 인기를 얻은 Twitter가 감내하기 어려운 구조라 볼 수 있습니다. 몇 개월전만 해도 Twitter의 DB 구조가 취약해서 누군가 항상 기계 앞에 있다가 마스터 DB가 장애가 나면 수동으로 슬레이브 DB를 작동시켜야 한다는 루머(?)가 나돌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Twitter의 장애는 아주 빈번해서 사람들을 정말 열받게 할 정도였습니다.

대안은 오픈화? 하지만…
Twitter는 작년 말 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수 없는 장애와 기능 중단과 재가동이 계속 겹치면서 기술 아키텍터인 Blaine Cook이 회사를 떠나게 되고 현재 문제를 해결할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미 마음을 돌리고 있는 형편입니다.

기술 조언가들은 Twitter가 집중되지 않는 분산형 Instant Messaging 서비스 체제로 바뀌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고, 극단적으로 도메인 네임 서비스 같은 공공재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Twitter같은 서비스는 사용자 수가 어느 정도 임계치에 다다르면 네트워크 효과가 생겨 새로 등록하는 사람 때문에 장애가 일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DataPortability의 Faraday Media와 Chris Saad는 해결 방법으로 Twitter 트래픽의 많은 부분을 차지 하는 외부 서드파티 애플리케이션(Twitterific, AlertThingy, Twhirl등)과 메신저, SMS 등을 분산화 하라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identi.ca라는 서비스는 아예 Twitter 같은 서비스를 laconi.ca라는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로 만들어서 공개해 버렸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Twitter 같은 소셜 메시징 사이트를 손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현재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관여하는 유명한 분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틈새를 파고든 FriendFeed
이럴 때 사람들은 대안을 찾게 마련인데요. 남의 불행은 나의 기회라고 여기에 FriendFeed가 끼어듭니다. 이 서비스는 전직 구글 개발자들이 나와서 만든 일종의 소셜 서비스 신디케이션인데 Plxaso 같은데서 이미 있던 아이디어를 구현한 것입니다.

블로그, Twitter, Flickr, 유튜브 등 자기가 활동하는 웹 서비스의 데이터를 한꺼번에 나열해서 서로 뭐하고 놀고 있는지 친구들과 공유하는 것이죠. 솔직히 이게 처음 나왔을 때는 사람들에게 거의 관심을 못받았습니다.

그런데, FriendFeed에서 외부에서 받은 각 항목에다 직접 댓글을 다는 기능을 추가하여 신디케이션에서 메시징 기능을 추가하면서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내가 다는 댓글이 FriendFeed인지 원래 서비스에 가야할 댓글인지 논란이 된것이죠.

솔직히 신디케이션만 해야지 거기서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한다는 건 올블로그에서 직접 댓글 서비스를 하는 것과 같은 거니까 문제가 있는 것이죠. 사실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게 Twitter인데 FriendFeed의 40%는 Twitter의 메시지를 받아오고 있었으니까요.

실제로 Twitter가 빈번히 장애가 나고 FriendFeed가 리플 기능을 제공하기 시작한 올해 상반기 부터 FriendFeed 이용률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사용자의 체류 시간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들 대부분은 Twitter에서 온 액티브 사용자라는 점은 이견이 없습니다.

아직은 FriendFeed가 완벽히 Twitter를 대체하고 있다던지 Twitter 사용자 탈퇴 러시가 있다던지 하는 것은 아닙니다. Twitter는 유명세 덕분에 서비스가 불안정함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사용자들이 유입되고 있고요. 특히 일본에서도 인기가 높습니다.

다만 소셜 네트웍 사이트들 끼리 경쟁이 극도로 심해 지고 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얼마전 Facebook이 새로 화면 개편을 했는데 거의 FriendFeed와 비슷한 모양으로 바뀌었습니다. 오늘 나온 FriendFeed의 새 베타 버전을 보니 거의 Facebook과 닮아 있네요. 이제 서로 서로를 베끼면서 소셜 메시징 혹은 소셜 신디케이션의 UI 표준이 거의 자리 잡혔다고 봐야겠습니다.

결국 뛰어난 기술 기반이 중요할 듯
솔직히 말해 웹 2.0의 개방이니 참여니 하는 것은 다 개뿔같은 소리이고, 현재 미국의 소셜 네트웍 비지니스 이 동네는 서로 죽이지 못해 안달나있는 심한 경쟁 체제에 접어 들어 있습니다. 웹 2.0의 성공을 거울 삼은 이들 업체들이 ‘개방 플랫폼화’라는 기술적 성공 요소는 잘 접목을 시켜 왔지만 심한 경쟁 때문에 빛을 바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오픈 ID니 DataPortablity니 하는 것도 성공한 젊은 창업자들에게는 별로 안중에 없습니다. 결국 성공한 서비스가 자기네들 역사를 새로 쓰게 되겠지요.

누구도 흉내 못낼 검색 기술을 웹을 성공적으로 플랫폼화 시킨 구글의 입장에서도 자기네들 안으로 팔을 굽는 (폐쇄된) 서비스들이 못마땅해 보일 겁니다. 게다가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는 소셜 네트웍 시장에 어떻게든 한자리 차지해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있어 만들어낸 오픈 소셜 같은 훌륭한 철학이 젊은 애들의 철없는 장난 같은 서비스 때문에 매장되는 것 처럼 보이죠. 어른말 안듣는 애들 마냥 답답해 보이기 까지 합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문화적 코드가 만나 스파크를 일으키려는 이런 도찐개찐 같은 서비스 경쟁은 ‘기획’의 세계에서는 일상 다반사로 일어납니다. 하지만, Twitter와 FriendFeed 사이의 문제에서 불거진 “전 세계 사람들이 동시에 메시지를 주고 받을려면 어떻게 해야할까?”라는 문제에 해답은 기획에 있지 않습니다. 바로 기술에 있죠.

MS가 전 세계 사람들이 함께 쓰는 운영체제를 만들고, 구글이 전 세계 정보를 끌어 모으고, 아마존이 전 세계에 컴퓨터를 빌려주겠다고 나서는 기반에는 자기 기술에 대한 경쟁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단기적 서비스 확장 뿐 아니라 장기적 인터넷 기업의 생존을 위해서도 기술 확보 능력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죠.

Twitter의 예에서 보듯이 아이디어가 구현되어 글로벌 서비스로 나오는 단계에서 기술력이 얼마나 중요한가 다시 한번 깨닫을 수 있습니다. 근본적 물음에 대한 해결 없이 수틀리면 그냥 돈(장비)으로 쳐바르는 우리네 기술력도 한번 돌이켜 봐야겠지요. 그리고 주위에 개발자들이 있으면 격려의 한마디 건네 주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이어지는 글… Twitter와 FriendFeed 두번째 이야기 – 스코블은 블로그로 돌아올 것인가?

새벽에 쓰는 글이라 좀 횡설수설합니다.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시고 그냥 세상 밖 돌아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하시고 읽어 주세요.

http://channy.creation.net/blog/550

Posted by 솔라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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