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아고라에 글을 올리려니 좀 서먹서먹하군요.

제목이 조금 쌩뚱맞기도 하고 왠지 어색해보이시죠?

 

공감이 가실려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며칠전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님의 담배값 인상에 관한 한국일보와의 인터뷰 기사를 보고나서

한마디 하고 싶었던 것을 아고라에 올려봅니다.

 

담배값 인상에 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흘러나왔었죠? 담배값 인상에 대한 근거는 국민건강을

위해서 흡연율을 줄여야한다는 것이었고요. 보건복지부의 발표에 따르자면... 담배값이 어느 정도

인상되어야 금연을 하겠느냐는 설문조사에서 8천원 수준이라는 응답이 제일 많았다나요?

보건복지부 장관님께선 이 내용을 근거로 향후 3년간인가? 암튼 담배값을 5천원까지 인상해서

흡연률을 낮추겠다고 그랬었습니다. 그리고 올해나 내년쯤에는 담배값을 한갑당 천원씩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하는군요.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의 말을 빌리자면 담배값 인상의 구체적인 내역은 이러합니다.

현재 담배값에는 건강증진부담금.지방세.지방교육세 등이 포함되어서 총 1549.77원이 세금으로

부과되고 있는데, 이가운데 복지부가 관장하는 국민건강증진법을 개정해서 건강증진부담금을

올리겠다는 것입니다. 특히 진수희 장관은 담배가 주변사람의 건강을 해치기 때문에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을 하고 있으며.... 

 

그러다가 지난 11월 초에는 김황식 총리나 윤증현 내무부장관이 "연내에 담배값 인상 계획은 없다"

라고 청문회를 통해서 발표를 했더군요. 아마도 연내에 인상을 시키기엔 정치적 부담감이 크겠다는

계산을 한것으로 보입니다. 어쨌거나, 연내든 내년이든 인상은 시간상의 문제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런데 위의 기사 내용들을 살펴보다가 저는 몇가지 의문점이 생겼습니다.

 

그 첫번째 의문점은... 

국민건강을 해치는 원인이며, 주변인들의 건강까지 해치기 때문에, 라는 심각한 문제의식을

보건복지부가 가지고 있었다면, 대체 공기업인 K&T한국담배인삼공사의 존재는 무엇이라는 말이죠? 

그토록 심각하게 국민 건강을 해쳐가면서까지 담배인삼공사의 이윤과 그것을 통한 세금의 확보가

필요한가요? 국가가 주체가 되어서 국민건강권을 담보로 잡아가면서까지 이윤과 세금을

충당해야만 합니까?

 

마약이 해로우니 마약가격을 올려서 마약을 못하게 하자는게 맞습니까? 마약을 제조하는

업자들을 발본색원해서 뿌리를 뽑는게 맞겠습니까?

 

그 두번째 의문점은...

담배값에 부과되고 있다는 1549.77원의 세금말입니다. 건강증진부담금.지방세.지방교육세등을

포함해 1549.77원이라는데요, 저는 보건복지부가 그토록 심각하게 흡연으로 인한 국민건강의

파괴를 걱정했다면, 그 1549.77원의 아주 일부라도, 금연을 유도하기 위한 사회적 투자에

썼어야 했던것 아니었느냐고 생각합니다.

 

담배한갑에 2500원 기준잡고, 1546.77원이 세금이니... 이 세금을 제외하면, 흡연자들은 1000원짜리

상품을 1500원 가량의 엄청난 세금을 물어가면서 국가가 생산하는 담배라는 상품을 소비해주는것

아니겠습니까? 대체 흡연자들에게서 걷어간 그 엄청난 세금이 흡연률을 낮추기 위해서 쓰여진적이

있습니까? 하다 못해서 보건소에 무료금연클리닉 한번 설치해준적 있습니까?

아니, 흡연자들은 그렇다 칩시다. 주변에까지 심각한 피해를 주는 것이 그렇게 걱정되었으면, 거의

대부분의 지역을 금역 구역으로 정해서 벌금 걷어가는것에만 열중할것이 아니라, 하다못해 환시시설

까지는 필요 없이 그냥 조그마한 흡연부츠라도 지어준 일이 있습니까? 

 

아니요?

천만에요...

진짜 더 웃기고 골때리는것은, 올해 금연 켐페인 관련 예산이 삭감이 아니라, 아예 삭제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웃기지 않습니까? 이래놓고서...국가가 주체가 되어서 국민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그토록 위험한 상품을 만들어서 팔고, 그 이익은 국가가 다 가져가고, 흡연으로 인한 폐해가 심각하니

담배값을 왕창 올려서 그 폐해를 줄이자? 그냥 하도 가소롭고 어이없어서 웃고맙니다.

  

담배는 몸에 해로운것은 분명 맞습니다. 그리고 주변에까지 피해를 주는것도 사실입니다.

저도 흡연을 하지만, 버스정류장 같은 사람 많은데서 담배연기 뿜어대는 사람이 있으면... 나이의 고하를

막론하고 금연 구역임을 상기시켜줍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해봅시다.

본드나 환각제를 흡입하는 청소년들이 매해 늘어나고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본드나 환각제 가격을 올려서 이런 문제를 해결할 것입니까?

 

이래놓고서 항상 흡연자와 비흡연자들의 대립적인 갈등 상황으로 몰아갑니다.  

장기적으로 흡연률을 낮추고 금연을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나 금연을 유도하는 방식에 있어서, "대폭적인 가격인상"이 대안이라는 주장에는 반대하고 싶습니다.

그 이전에 국가가 주체가 되어서 국민건강을 해치는 산업을 벌이고 있다는 그 자체가 우스운 일이니까요.

 

그리고 한국이 타 국가들에 비해서 담배값이 턱없이 낮고... 때문에 흡연자들이 늘어난다.. 라는 주장을

하실려거든... 담배값이 높은 국가들의 담배값에서 차지하는 원자재 가격의 비율을 따져보셔야합니다.

미국의 경우 담배값에서 차지하는 원자재(잎담배)등등의 비율이 50%에 육박합니다.   

(국가가 국민들의 금연을 책임져 드리겠습니다)

이런 정책 내는 사람있으면 그사람에 올인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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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기까지는 제 주장이고요

다음은 한국일보 월요 인터뷰에서의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님의 말씀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욕을 먹더라도 내년에 담뱃값 인상을 추진할 생각이에요. 가격은 8,000원 정도면 금연 효과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7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이 '담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담배는 술보다 휠씬 더 해로운 것이며, 특히 어른들의 흡연을 보고 배운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담배로

인한 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높고, 건강보험 적자구조의 핵심 원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진 장관은 금연을 보건 분야의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듯했다.

_담뱃값은 어느 정도가 합당하다고 보는지요.

"여러 연구를 보면, 소비자들이 금방 적응할 수준으로 가격을 올리는 것은 효과가 없어요.

1,000~2,000원 인상은 물가 인상만 부추기는 수준입니다. 얼마전 질병관리본부가 시뮬레이션해 본 결과,

8,000원 인상 정도면 효과가 나타난다고 나왔습니다.

그 정도면 지금의 세 배 이상인데 2012년 담배규제기본협약 총회 이전에 흡연율 추이에 의미있는 변화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2009년 현재 우리나라 흡연율은 47.7%다. (OECD) 국가 평균 28.3%를 20%포인트

가까이 웃도는 수준이다)

 

_흡연자들은 담뱃값 인상 자체도 불만이지만 가격 인상으로 늘어나는 세금이 건강보험

 적자 보전  등 금연 이외 사업에 쓰이는 것을 문제삼고 있어요.

"옳은 지적이라고 봐요. 가격인상으로 늘어난 세원은 금연 관련 분야에 전액 쓰는 게 맞다고 봅니다.

실제로 흡연자들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건강보험 재정악화를 막는 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늘어난 세금 전체를 금연 관련 사업에 모두 투입할 수 없는 만큼, 실제 인상시 사용처에 대해선

좀더 논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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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님... 마지막 부분에 대해서  질문좀 드릴게요.

(실제로 흡연자들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건강보험 재정악화를 막는 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늘어난 세금 전체를 금연 관련 사업에 모두 투입할 수 없는 만큼, 실제 인상시 사용처에 대해선 좀

더 논의가 필요합니다.)라고 말씀 하셨는데요...

 

뭔가 착각하고 있으신거 아니심?

앞으로 인상될 부분에 대한 불만 뿐만 아니라요... 이전에 흡연자들에게 걷어간 막대한 세금이 흡연자들을

위해서 쓰여졌었는가를 묻는거에요. 아니나 다를까... 앞으로 늘어날 세금 또한 금연관련 사업에 모두 투입

할수는 없다고요? 뭥미?  순전히 국민건강권을 걱정해서 담배값 인상하신다면서요? 

앞에서는 (가격인상으로 늘어난 세원은 금연 관련분야에 전액 사용하는게 맞아요) 라고 말하시고선...

바로 그 뒤에선, (늘어난 세금 전체를 금연 사업에 쓸수는 없는 만큼, 사용처에 대해서는 좀더 논의가

필요합니다)라굽쇼?

논리도 없고 근거도 없고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지금 말장난 하심미까?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님... 국민건강권 개드립 그만 치시고요...

사실은 세금이 졸라 부족해서 올려야겠다고 솔직하게 말씀하세요.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story/read?bbsId=K161&articleId=211899
Posted by 솔라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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